도마를 바꿀 때가 됐습니다. 기존 도마는 일반쓰레기에 넣어서 버렸어요. 새로운 걸 뭘로 할까 하다가 이번에 다이소에 소나무 통원목으로 된 도마가 보여서 이걸로 선택해 봤습니다.
비닐에 싸여있어서 잘 몰랐는데 벗겨보니... 사포질이 안 된 아주 거친 놈입니다. 진짜 생 나무... 이대로 쓰면 거칠거칠한 가시에 손이 찔리고 음식에 가시도 같이 들어갈 것 같아서... 후처리 작업이 필요해졌습니다. 일단 씻어줍니다. 도마를 앞뒤 모서리 사방면 다 잘 씻어주고 한 번 말렸습니다.
주의사항에 보면, 물기 때문에 뒤틀림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물에 적셔서 평평한 곳에 놓아두면 바로 잡힌다고 되어있네요. 씻어서 그냥 놓아두는 걸로 모양이 바로 안잡히면 위에 무거운 책 여러 권 올려서 기강을 잡아줘 봅시다. 다행히 제가 고른 건 괜찮네요.
요런 나무 판때기를 제품으로 만들때는 사포질 곱게 하고 기름 먹이면 된다는 잡지식을 원데이클래스로 찍먹 습득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.
기계로 사포질을 할 수 있으면 편하겠지만, 기기는 없기 때문에 장갑 끼고, 있는 사포지 한 장 사용해서 열심히 문질러 줍니다. 날카로운 모서리도 둥글게 갈아주고요. 더 곱게 하려면 더 고운 사포지가 필요하지만 당장 없으니까 저것만으로 끝!
각진데 없게 동글동글 손에 거슬리는 것이 없게끔 사포질을 해줬습니다. 그러면 이제 한 번 깨끗이 씻어주고 여기에 기름 잔뜩 먹이기!
전 올리브유가 보여서 올리브유를 부어서 문질문질 해줬습니다. 기름 먹이는 건 손으로 해도 되고 천이나 붓을 이용해도 됩니다. 전 손이 편해서 손으로 그냥 쓱쓱 금방 끝냈습니다.
뭐 막 어떤 기름을 사용해야하고 이건 안되고 저건 되고... 하는 건 참고하지 않았습니다. 원목으로 예술작품 만들 거 아니고 고이모셔두면서 쓸 거 아니라서요. 험하게 막 쓸 겁니다. 그러다 더 못쓰겠다 하면... 그때 다른 걸로 활용해 보던가 아님 버리던가 하겠거니~ 어쨌든, 일단 도마로 사용할거니까, 기름은 집에 있는 먹는 기름으로 해주기.
기름 바르고 말리고 사포질 하고 기름 바르고 말리고 사포질 하고를 반복할 수록 좋다는 소릴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... 귀찮아서 두 번만 했습니다 ㅋ
하지만 그만큼만 해도 사용하기 나쁘지 않는 부드러운 감촉의 도마를 얻었어요.
혹, 저처럼 통원목이란 거에 끌려서 샀다가 '거칠어서 어떡하지?'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, 후처리를 하고 사용해 보세요.
물론, 귀찮다면 반품하고 다른 거 새로 사면 됩니다.
하지만 이참에 나무 사포질도 해보고 한쪽 귀퉁이에 조각칼로 자기 이니셜도 한 번 파넣어 보고 싶으시다면, 다이소 소나무 통원목 도마를 선택해 즐거운 공작시간을 가져보세요.
도마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해 보입니다. 말그대로 통원목이기 때문에 팻말, 선반, 명패 등 자신이 원하는 곳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.
도마로 사용하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사포질 갉갉 해서 그림 그리고 음각해서 판화용으로 써도 될 듯합니다. 재료의 선택과 활용은 각자의 몫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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